가끔은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 있다. 그냥 눈을 뜨는 것도 귀찮고, 누워 있는 게 제일 편하다. 뭘 해야 할지 몰라서가 아니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부담이 되는 날. 그런 날은 이유도 없이 기운이 빠지고, 일어나기조차 버겁다. 몸이 피곤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뭔가 큰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마음이 무겁다. 주변 사람들은 "기분 전환해"라고 쉽게 말하지만, 그런 말이 오히려 더 무겁게 다가오는 경우도 있다. 의욕이 바닥을 칠 때는 아무리 좋은 말도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내가 얼마나 무기력한 사람인지 스스로를 자책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생각조차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어서 그냥 가만히 있는 게 더 나아 보이기도 한다. 이런 무기..